•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68명 중 68등이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난닝구머스마 작성일23-03-10 01:30 조회62회 댓글0건

본문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교를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사람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 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작성자 :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264 사이코패스들에게 적합한 직업들...JPG 무지개가뜻다 01-29 45 0
-3265 ㅇㅎ) 요가 강사의 매력.jpg 한결 04-25 45 1
-3266 일본 여자, "한국은 결혼압박 없는 자유로운 나라" 오늘만한다 10-15 45 2
-3267 촬영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이유 삼겹살소주 04-26 45 0
-3268 종국에게 PT받는 르세라핌 콩이아야해 10-17 45 1
-3269 술수정 받아주는 댕댕이들 포켓볼 02-01 45 1
-3270 국내 자동차 순정 블랙박스 근황 픽주행 09-24 45 0
-3271 아줌마가 무서운 이유 첫경험에쌍둥이 10-19 45 0
-3272 옷 벗겨지는 여성 로홀 10-22 45 1
-3273 자국산 총기 처음 잡아보는 소련병사 토토만이살길 10-25 45 2
-3274 군대에서 점호받을 때 생긴일 홍콩반점 02-06 45 1
-3275 넌 뭐삿어? 모티브 05-04 45 1
-3276 고깃집 호불호 서비스 마르스 07-12 45 0
-3277 이게 무슨 말이야 토마토 02-11 45 1
-3278 싸울게 따로있지...차암나.. 신논현 07-15 45 1
-3279 요즘 음식 가게들 근황 슈미르 02-17 45 0
-3280 유튜브 직원 신남 팩트다 11-13 45 0
-3281 이백 이하 맛세이 금지 종로꼬마 11-17 45 0
-3282 부모님 돕다가 갑자기 심장마비 온 아들 드림걸즈 11-23 45 1
-3283 섬뜩하게 바뀐 미어켓 경고문 아이언맨 07-27 45 0
-3284 도시락으로 말해요 장줄 07-28 45 3
-3285 여적여는 실존했다고 인정해버린 네이트판 근황 설악산 11-25 45 2
-3286 진주시청의 추석맞이 재난 문자.jpg 블라디카 05-19 45 0
-3287 일본인이 한국소주를 처음 먹었을 때 느낌 토기장이 05-20 4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