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축의금 13000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프릴리아 작성일22-09-18 22:30 조회39회 댓글0건

본문


축의금 3만원 핫게있어서 찾아올려봅니다  읽을때마다 눈물나네요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아이를 등에 업고서 
토막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나타난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의 아내를 통해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만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커 사과장수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우며 번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 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러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 먹기 위해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젯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 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 해남에서 형주가 -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축의금 일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어젯 밤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 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에 서서... 
행복한 고물상의 저자 이철환 님의 실제 이야기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2436 바이든, 미국 역사상 최초 80대 대통령 스타일 12-06 29 0
12435 시진핑핑이 제작자 근황 동심파괴자 12-08 29 1
12434 직장인 5년차의 미친 연기력 ㅋㅋㅋ 나대지마라 12-09 29 0
12433 팔 드는 각도에 제한이 있는 유럽인들 용띠 03-22 29 1
12432 여고생이 알려주는 여자들끼리 가슴 만지는 이유. 만랩 08-28 29 2
12431 늑대와 아기돼지 삼형제 만화 경무관 01-07 29 1
12430 수륙양용 모닝 WJDDMSDL 04-13 29 1
12429 카페개업한 친구한테. 엘도라 01-12 29 0
12428 ㅇㅎ) 원피스 워너비 핏 turtle404 04-15 29 0
12427 계란 2000개 깨짐 공짜 04-15 29 0
12426 AV 배우들의 팔씨름 대회 Minimum 09-25 29 1
12425 베트남에서 횡단보도 건너는 방법 버버리 04-18 29 0
12424 서브웨이 알바생의 분노 메갈리아 06-21 29 0
12423 이쁜 다리 모음2 드림걸즈 06-22 29 0
12422 비키니 처음 입어보는 20대여자 은비까비 10-05 29 0
12421 회귀시 유용한 개꿀팁ㅎㅎㅎ Ahora 04-22 29 0
12420 확!!애기까지 낫는다?? 누가 그렇게 섹싀하래? 달려라 10-11 29 2
12419 이거보고 안서면 시체임 휴스턴텍슨스 04-27 29 0
12418 바둑 최정 선수 결승 진출의 원동력 축구왕숏다리 11-10 29 1
12417 바이크갤러리 영구차단 짤 홈런왕 11-14 29 0
12416 이 고양이를 밟으시면 100억을 드립니다. 밟으시겠습니까? 통키왕피자 11-24 29 1
12415 왜 남자들은 리뷰를 안써줌? 추리 05-19 29 1
12414 점점 불법체류자들이 늘어나는게 무섭네요.gif 상두야3차가자 12-02 29 0
12413 45세 남자입니다, 애엄마 구합니다 중고차는 12-09 2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