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축의금 13000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프릴리아 작성일22-09-18 22:30 조회31회 댓글0건

본문


축의금 3만원 핫게있어서 찾아올려봅니다  읽을때마다 눈물나네요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아이를 등에 업고서 
토막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나타난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의 아내를 통해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만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커 사과장수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우며 번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 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러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 먹기 위해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젯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 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 해남에서 형주가 -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축의금 일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어젯 밤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 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에 서서... 
행복한 고물상의 저자 이철환 님의 실제 이야기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4660 남자와 여자가 데이트할때 나타나는 증상? KOI KOI 03-12 29 0
4659 2022 도쿄대 미남미녀 대회 1위 루돌프 03-13 29 0
4658 장거리 연애 중인, 여자 뺏는 방법 GTA5마이클 08-09 29 0
4657 이게 표준어 였다니.. 마음을비우자 03-13 29 0
4656 여사원한테 뺨맞고 니킥날린 대기업 과장 배팅해결사 08-11 29 0
4655 손흥민 이상형 세미쨩 12-16 29 1
4654 두 박스를 보는 냥이 영웅창우 07-30 29 0
4653 그녀의 신박한 고백방법 분석기 07-31 29 1
4652 요새 농촌 특징 슈퍼스타K 12-22 29 2
4651 어린시절 미스테리 순데될라 03-22 29 0
4650 월드컵 토너먼트에 탈락한 나라들 taeran1212 12-24 29 0
4649 이거보고 입꼬리 안올라갈 자신 있음?? 웰컴투 03-23 29 1
4648 25000원짜리 짜장면 털민웨이터리스 06-03 29 0
4647 공공장소에서 애니 벨소리가 울렸을 때 대처법 왕눈꼽시녀님 12-25 29 0
4646 씹덕 콜라보 근황 캄포도마 03-24 29 0
4645 별 1개로 수정 합니다 TOPSEED 06-04 29 1
4644 기네스 세계기록 23살 치와와 업데이트 08-22 29 0
4643 냥이한테 쫀 물범 신화 08-18 29 2
4642 팀장으로 새로온 남직원 때문에 정말 미치겠습니다 5학년3반 06-10 29 1
4641 덩어리젖~~~~~ Fendi 08-31 29 0
4640 헝가리의 저출산에 대한 대책.jpg 밀리언 08-31 29 0
4639 초밥 2개 서비스 받는 법 Nation 01-06 29 1
4638 남녀 샤워할때 차이 한방인생 04-07 29 1
4637 저가 음식에서 쓰는 문어 대체품 도련님도시락 01-11 2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