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축의금 13000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프릴리아 작성일22-09-18 22:30 조회114회 댓글0건

본문


축의금 3만원 핫게있어서 찾아올려봅니다  읽을때마다 눈물나네요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아이를 등에 업고서 
토막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나타난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의 아내를 통해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만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커 사과장수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우며 번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 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러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 먹기 위해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젯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 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 해남에서 형주가 -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축의금 일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어젯 밤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 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에 서서... 
행복한 고물상의 저자 이철환 님의 실제 이야기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424 현실에 존재하는 재벌 2세 vs 어린나이에 즉위한 왕자 메디치 08-23 67 1
-2425 아이 XX 힘들어'..욕하면서 운동하면 살 더 빠진다 실키야 08-24 67 1
-2426 요즘 적금 금리 근황 ㄷㄷ 모나리자 08-22 67 2
-2427 유럽은 여자 과거 안따진다는 말에 맞장구치는 워홀녀 영구픽 06-06 67 0
-2428 러시아의 군인 복지 최신 근황 낙지라면 12-30 67 1
-2429 운동중 제일 어려운것 54R45G 03-29 67 3
-2430 국뽕티비 근황 스트리밍 06-07 67 1
-2431 고양이 앞에 어떻게? 는 없습니다. 원효 08-26 67 3
-2432 유럽학교에 급식이 없는 이유 히틀러 08-27 67 2
-2433 아내의 복수계획 괴물 06-09 67 0
-2434 재벌집막내아들) 사실 마지막화로 모든 의문이 풀리긴 함 셀롤러 01-05 67 1
-2435 요즘 등산을 해야하는이유 샤크민수 06-11 67 1
-2436 솔직벙글 초딩 얼평방 개그국회리그 01-06 67 1
-2437 유쾌한 미국인 남편 ㅋㅋ 고도리 04-04 67 0
-2438 만수르 발가락 빨고 돈받기 vs 그냥 살기 캄포도마 09-04 67 0
-2439 유재석이 불량배들 지도한 썰 비토리아 09-04 67 0
-2440 부비부비 구감독 09-02 67 2
-2441 김밥천국 7000원 돈까스 정식 알리안츠 06-14 67 0
-2442 사고낸 운전자 버릇 고치는 방법 타시기 09-13 67 3
-2443 VR 채팅의 위험성 욕할매 01-11 67 1
-2444 친구들이 런닝맨 패션이라고... 시크소년 09-14 67 1
-2445 중국 국민 생선 요리라는 마라 카오위 재미로 09-16 67 1
-2446 23년간 연애한 커플.JPG 헐크딜도 04-15 67 0
-2447 한국 에로영화 근황 부부도박단 04-15 6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