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68명 중 68등이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난닝구머스마 작성일23-03-10 01:30 조회51회 댓글0건

본문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교를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사람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 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작성자 :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6048 병따기 송곳 08-17 44 2
-6049 중국의 비건 꼬치 구이 어큐라 03-21 44 0
-6050 족발 배달하다 눈물 터짐 ㄷ..jpg 마루치 08-11 44 2
-6051 임진왜란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 유후후호 08-14 44 1
-6052 한국에 온 북한 간첩중 레전드 루디안 12-27 44 0
-6053 동남아 치과 광고ㅋㅋㅋㅋㅋㅋㅋ 사달킹 12-28 44 0
-6054 싱글벙글 요즘 노가다 복지 참좋다 08-23 44 1
-6055 비효율 비행물체 그리피스 12-29 44 0
-6056 환승해 온 남친이 질려요 오늘 12-30 44 3
-6057 대구에 나타난 길고양이 담당일진 모데카이 03-28 44 0
-6058 여자한데 연력오는 법 다이아수저 08-22 44 0
-6059 포토그래퍼가 찍은 러시아 길거리 여자들.gif 눈물 12-30 44 1
-6060 묘하게 돌려까는 언니들 비행기 06-07 44 0
-6061 빨간맛 추상미 03-29 44 0
-6062 비오는날 나오는 악령 롤링 01-01 44 0
-6063 헬스장 평일 저녁 7~9시가면 생기는 일 뽀대나는 06-09 44 1
-6064 프로포즈 중에 응급상황 발생 Level 08-29 44 0
-6065 게임 30000일 정지 레전드 돌똘한버섯 06-09 44 0
-6066 유부남 발작버튼. 텐노빠추찡 08-29 44 2
-6067 어떤 여자의 셀프소개. 시아 04-02 44 2
-6068 임신한 누나와의 카톡.jpg 강백호 08-30 44 0
-6069 목욕탕 사장님이 말하는 “남탕VS여탕” 차이 동수저 08-30 44 1
-6070 남친 지적질에 상처받은 언니 리나의빛 09-03 44 3
-6071 어느 집안에서 제사가 사라져버린 이유1 은아사랑 01-07 44 0